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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값, 개량 정도에 달렸다

형질 좋으면 2~3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

농가, 번식우 혈통파악·저능력우 도태를

 산지 송아지 값이 생산비 수준을 밑돌고 있는 가운데 개량이 잘된 우량 송아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번식농가에서는 적극적으로 송아지 개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1~9일 열린 전국 가축시장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우 송아지(6~7개월령) 평균값은 암송아지가 99만2800원, 수송아지는 181만8700원에 각각 형성됐다. 이 같은 가격은 지난해 말에 비하면 암송아지는 13만원, 수송아지는 48만원가량 각각 오른 것이지만, 여전히 통계청이 발표한 생산비(경영비 203만2000원+자가노력비+토지·자본 용역비=325만4000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라 소값 약세 현상이 장기화되는 반면 사료비는 올라 농가들이 송아지 입식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흐름 속에서도 개량이 잘된 우량 송아지는 전국 평균값을 크게 앞서는 등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열린 경기 양평축협 송아지 경매시장에는 암송아지 36마리, 수송아지 90마리 등 모두 126마리의 송아지가 출품돼 암송아지는 54만1000~150만5000원, 수송아지는 117만~245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가격대별 분포를 보면 암송아지는 ▲80만원 이하 7마리 ▲80만~100만원 10마리 ▲100만~120만원 5마리 ▲120만~140만원 13마리 ▲140만원 이상 1마리 등이다. 수송아지는 ▲130만원 이하 1마리 ▲130만~160만원 11마리 ▲160만~190만원 25마리 ▲190만~220만원 24마리 ▲220만~240만원 27마리 ▲240만원 이상 1마리 등의 분포를 보였다. 이들 중 전국 평균값보다 가격이 높은 송아지 일수록 개량이 잘돼 우수한 유전형질을 갖춘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희승 양평축협 송아지경매시장 담당자는 “송아지를 구입하는 비육농가는 우선 등록증명서와 눈에 띄는 겉모습을 보고 사는데, 털 색깔이 예쁘고 윤기가 있는 것, 체형이 균형 잡힌 것 등 유전적으로 개량이 잘된 것으로 보이는 송아지는 일반 송아지보다 2~3배 높은 값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9일 열린 전북 남원축협 가축시장에서는 등록우(기초·혈통·고등) 송아지에 대한 경매가 실시됐는데, 암송아지(14마리)는 73만~137만원, 수송아지(47마리)는 143만~236만원의 가격 분포를 보였다. 

 충남 홍성축협 가축시장에서도 8일 암송아지(13마리 거래)는 61만~141만원, 수송아지(102마리 거래)는 120만~251만원에 거래됐다. 이에 앞서 5일 경북 경주축협 등록우 경매시장도 암송아지 49마리가 최저 51만원부터 194만원까지 거래됐고 수송아지(122마리)는 146만~271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이밖에 전남 목포무안신안축협의 일로 가축시장, 경북 예천축협 경매우시장, 강원 횡성축협 경매우시장 등 대다수 가축시장에서도 송아지 거래가격은 개체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한우 비육농가들의 사육의욕이 꺾이면서 송아지 값도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고, 훌륭한 육질등급을 보장받을 수 있는 우량 송아지는 어디에 내놓아도 인기가 있다”며 “번식농가들은 이런 추세를 감안해 우량 송아지를 생산하는데 전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창엽 NH농협 한우개량사업소 검정총괄팀장은 “번식농가들도 송아지에 대한 개념을 바꿔 개량을 통해 형질이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하려면 번식우의 혈통부터 파악한 후 후대검정에 나서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한 어미소는 남겨두고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도태하기를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초등록은 한국종축개량협회 고시에 의해 한우기준에 적합한 송아지는 모두 등록할 수 있으며 혈통등록은 부모가 기초등록 이상인 송아지에 한한다. 또 고등등록은 부모가 혈통등록 이상으로 생후 24~48개월 사이에 선형심사를 통해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개체에 자격을 주고 있다. 한우 등록의 첫단계인 송아지 기초등록률은 2011년 60.0%, 2012년 60.4%를 각각 기록해 아직 저조한 실정이다. 

 농민신문 김광동 기자 kimg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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